
매일 자기계발서, 투자관련 책만 보다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허영만 화백의 만화 한 권을 만났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커피에 관한 만화다.
우리 집에도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이 하나 있다. 드롱기 제품인데 빈티지는 아니고 모던한 디자인에 저렴한 제품이다.

믹스커피가 점점 느끼해지고 다이어트에도 좋지않아서 원두커피를 자주 사먹다 보니 커피맛을 알게되었다. 자주 먹으려니 돈이 너무 들길래 처음엔 캡슐커피머신을 고민했다. 이래저래 찾아보니 캡슐이 편하긴해도 감성도 좀 떨어질 것 같고 신선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고민끝에 에스프레소 머신, 그라인더, 볶은 원두를 사서 내려먹기로 했다. 갈때부터 향기를 느낄 수 있게.
원두는 인터넷에서 찾은 로스팅가게에서 구했다. 주문받은 후에 즉시 볶아서 택배로 보내주니 늘 신선하게 먹을 수 있었는데 몇년 째 여기서만 주문하고 있다. 산미를 싫어해서 다크만 사먹고 있다.
커피 포장을 코에 대면 향기가 뇌 속을 후빈다.
그라인더로 갈면 한번 더 그 향기가...
추출하면 또 한번 더!
그렇게 잘 마시고 있었지만 이 만화를 본 후 나는 커피의 ㅋ도 모르고 마시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c라고 해야하나....ㅋ
그러고보니 커피를 먹고 있었지만 아는 건 하나도 없었고 책은 한 권도 안읽었다.
만화라서 커피에 대해 세세한 정보를 담아내진 않았지만 적어도 어떤 부분부터 접근해야 하는지를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커피에서 퍼져나올 법한 향기담은 사연, 만남, 이별, 사랑, 일상을 느낄 수 있다.
주제가 커피라 그런지 만화를 보는 내내 향기에 취한 듯 하다. (만화는 본다고 해야하나 읽는다고 해야하나?)

카페라는 공간에 대한 표현도 놓치지 않았다.
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어도 그 나름의 분위기가 있는 그런 카페를 좋아한다.
커피 한 잔에 뭘 그리 비싼 돈을 지불하냐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난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장소, 분위기, 음악, 냄새, 인테리어의 감성, 소품,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 만남... 이들을 그 돈에 살 수 있을까?
카페는 복합적인 미가 있는 공간이다.
역시 커피는 사랑과도 닮았다.
쓰고 달고 시기도 하고 여운마저 있다.
그래서 연인들은 카페에서 만나는가?
작가 역시 마지막 장을 사랑으로 마무리 했다.

최갑수 시인의 저 한 편의 시가 목메이게 했다.
커피만 마실게 아니라 공부도 좀 해야겠다.